(2010.1.1) 새해 첫날 "불수사도북" 5산종주 : 북한산~도봉산~사패산~수락산~불암산

2010. 1. 11. 11:19산행·트레킹/특별산행

 

새해 첫날 해묵은 숙제 하나를 해결했읍니다.

'한양북알프스' (서울의 명산 북한산,도봉산,사패산,수락산,불암산을 한번에 연결하는 코스로 5산의 앞글자를 따서

'불수사도북'이라고 함),,,,총거리 약 42~45km, 일반적인 기록은 17시간~20시간이며, 이는 개인의 체력, 계절이나 일기 등

산행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읍니다.  마라톤 코스보다 더 긴 거리를 무거운 장비를 갖추고 밤 세워 돌파해야 하는 쉽지 않은

코스입니다.

불수사도북 코스는 가는 사람들 마다 가는 길이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지하철 중계역에서 내려

불암산 청록약수터에서 시작하는 코스입니다.  보통 늦은 저녁이나 이른 밤에 출발하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불암,수락,사패산을 야간에 먼저 타고 해가 있을 때 험준한 도봉과 북한산을 타기 위함입니다. 이후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자운봉, 삼각산(북한산) 백운대까지의 코스는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최종 하산 코스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뉘는데 비봉능선을 타고 불광동 쪽으로 나오는 경우와 의상능선을 타고 북한산 정문 쪽으로 나오는 경우입니다.  

둘 다 거리는 비슷하므로 어떤 코스를 선택해도 무방합니다.

 

                                                                                                                         (불수사도북 코스)

 

 

            (북한산=도봉주능선=수락산=불암산)  

 

 

 

 

 

 

 

 

불수사도북에 도전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는 아무래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봄,가을일 것 같습니다.

주간 산행과 야간 산행을 모두 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시기는 피하는 게 좋을 듯.  

지난해초 교육발령을 받고 한번 도전해보리라 마음은 먹었지만 백두대간을 타면서 부터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답니다.

저역시 새해 1월중 발령이 나면 시간 내기가 용이치 않아 동절기지만 오산 종주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 먹었읍니다.

 

종강후에도 사내 교육이 있어 결국 2009년도 마지막날까지 오고 말았답니다. 31일 부터 무박으로 시작해서 새해

해맞이를 도봉 자운봉에서 할까 생각했는데 집사람이 걱정을 많이 합니다.  "엄동설한에 죽지 못해 안달이다...

어떻게 해를 넘겨가면서 산을 탈려고 하는냐, 가족은 뒷전이냐 등등..." 

사실 저역시 선뜻 내키지는 않더군요. 무엇보다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새벽에 산위에서 느끼게 될 체감온도를 생각하면

 끔찍하지요...) 개개 산들은 숫하게 타봤지만 정작 다섯개산을 한번에 연결해서 탄 적이 없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에

자신이 서질 않았고 아울러 코스 이미지가 선명하지 않다는 게 큰 문제였읍니다. 백두대간을 하면서 가장 곤혹 스러웠던

점이 바로 야간이나 악천후시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메는 일인데 선답자와 함께 한다면 모르지만 초행길을 혼자간다면...

그래도 다행스러운건 도심 가까이 있는 산들이라 정 안되면 언제든지 산행을 중단하고 탈출하면 된다는 점,,,

그리고 사전에 충분히 도상훈련을 하고 떠나면 될 것 같기도 했읍니다.

 

일단 송년산행은 포기하고 신년산행으로 1월1일 당일로 결정하고 자료를 모으고 세부 산행계획을 짜기 시작했읍니다.

일단 구간별 들머리와 날머리를 정확히 확인하고 하산후 다음산까지의 이동경로 확인, 식사장소 및 코스별 산행시간등을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결연해 지더군요. 그래 함 부딪혀 보자.. 홧팅!!!

 

산행에 앞서 몇가지 원칙을 세웠읍니다.

첫째, 동절기 산행에서 안전이 최우선!  만용을 버린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일단 무리다 싶으면 언제든지 산행을 중단한다.  암벽같은 릿지코스는 무조건 우회!

둘째, 배낭무게를 최소화 한다. 

        산행필수 장비를 제외하곤 짐을 가볍게한다. 식사는 우이동, 의정부 식당에서 해결

        작은 보온병, 이온음료,오렌지쥬스,귤3,쵸코파이3,자유시간2,아이젠2,스틱2,장갑2,귀마게,여벌 오리털파카,렌턴2

세째, 완주를 위해서는 페이스 조절에 집중한다.

        절대 무리하지 말것. 기록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집사람한테는 북한산으로 새해 해맞이를 갈거구 도봉산까지는 이어서 타겠다... 그리고 여력이 되면 수락, 불암산까지 가보겠다.

그렇게 안삼시키고 2010년1월1일 새벽 4시40분에 집을 나와 04:50분 불광동행 택시를 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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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행개요

 

   ㅇ 산행일시 : 2010년1월1일 05:30~ 1월2일 00:10

   ㅇ 산행코스 : 총거리 43km  (북한산-도봉산-사패산-수락산-불암산)

       - 북한산 구간 : 불광동 대호아파트-족두리봉-향로봉-비봉-문수봉-대남문-대성문-보국문-대동문-동장대-

          (15.6km)     용암문-위문-하루재-영봉-육모정고개-우이동

       - 도봉사패구간 : 우이동-원통사-오봉갈림길-자운봉-Y계곡-산불감시초소-사패산-호암사-회룡역

          (12.5km)

       - 수락불암구간 : 회룡역-동막골-도정봉-기차바위-수락산정상-도솔봉-덕릉고개-불암산정상-중계본동 상록약수터

          (14.7km)

   ㅇ 누구랑 : 나홀로

   ㅇ 소요시간 : 총 18시간 40분(식사/휴식 시간 포함)

   ㅇ 날씨 : 최저 -13도, 최고 -6도 (1일 새벽은 올겨울 최저기온 기록)

                  (바람은 부드럽고, 음력으로 17일 보름달이 예쁘게 ..... )

 

2. 산행기

  

  ㅇ 05:30  불광동 대호아파트 뒤 들머리 도착

       04:50분 집앞 편의점에서 게토레이, 오렌지주스, 쵸코파이 구입하고 봉천고개로 나와 택시를 잡는다.

       어둠속에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택시기사는 대호아파트를 네비로 찍고 새벽길을 날라간다.

       또 새로운 한해가 시작이네... 올해는 정말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싶다. 대호아파트에서 내려 언덕위로

       좀 올라가니 막다른 골목길이 나오고 좌측으로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잠시 산행준비를 하고 힘차게 산길을

       올라간다.

 

  ㅇ 05:58  족두리봉 도착

      이외로 날씨가 괜챦은 듯 바람이 거의 없고 하늘에는 보름달이 환하게 비추고 있다 마치 노란 색종이를 오려

      붙인듯.  족두리봉으로 올라가는 사이에 앞에서 렌턴들을 많이 만난다. 아마도 해맞이 산객들인듯.

      바쁘게 이들을 추월하면서 올라치다 보니 족두리봉이 나온다.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일단 족두리봉으로 올라가 본다. 정상에 서니 사방이 훤히 뚫려 가슴이 다 시원하다.  하지만 길이 안보인다 저멀리

      향로봉이 보이지만 암벽 릿지를 해야만 하나보다. 에고고... 뒤로 후퇴...족두리봉 입구에서 우회로를 탄다.

 

  ㅇ 06:49  향로봉 도착

      계속 진행하다 보니 탕춘대와 만나는 삼거리. 이어서 향로봉을 향해 가파른 구간을 올라간다. 날씨가 좋으면 향로봉

      직벽을 올라칠 텐데 오늘은 무조건 참아야지!  좌측 우회로 타기로 하고 내리막을 통과하기 위해 아이젠을 착용한다.

      숨이 차오르게 된비알을 올라가니 향로봉이다. 이미 비봉, 사모바위, 무수봉 쪽으로는 불빛들이 많이 모이고 있다.

      오늘 일출이 7:47분 달리는 데까지 가봐야지 대성문쪽까지만 가도 해맞이 하기가 괜챦을 텐데 ^^

 

  ㅇ 07:43  대남문 도착

      향로봉을 지나 비봉을 지나고 사모바위를 지난다. 이미 해맞이 산객들이 저마다 좋은 자릴 잡고 삼각대를 세우거나

      돗자리를 깔고 해맞이 준비를 한다.  해야 매일마다 뜨는 건데 참 부지런해 사람들이란, 이추운 새벽에....

      문수봉도 오늘은 우회..좌측으로 돌아서 청수동암문으로 올라친다.  암문을 지나 대남문까지는 잠깐 여기도 많은

      인파들이 모여 있다. 여긴 전망이 별로일텐데.... 해오를 시간은 다되가고... 급한 마음에 산성길을 재촉한다.

 

  ㅇ 08:30  대성문에서 새해 해맞이를 하다

      대성문을 막 지나가니 산객들의 탄성이 들려온다. 아고 해가 올라왔나 보다. 급한 마음에 산성으로 올라 붙지만

      자리가 없네 그래도 염치불구 비집고 성문 옆 구석에서 해맞이를 한다. 참 예쁘다. 올해는 좋은일 만 가득하길!

 

 

     갑자기 누군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직장 후배들이네... 오늘 팀장급 이상  전원이 용암문에서 출정식을 한단다.

     근데 니네들은 여기서 모하니?  ㅎㅎㅎ 나도 예년 같으면 그니들처럼 떠오르는 해보며 악을 쓰고 있을 텐데..

     길잃은 낙오병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앞으로 진행한다.  보국문, 대동문을 지나 동장대를 지나간다.  새해 일출의

     여운 때문인지 해맞이 꾼들이 자리를 못뜨는가 보다....  번잡스러움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바쁘게 진행한다.

     저멀리 북한산장 터가 보인다. 예전에 국수하고 컵라면을 팔았었는데... 산행시작 이후 2시간을 넘어간다.

     잠시 숨을 돌려야 겠다.

     북한산장에는 이미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보온병에서 보이차를 따르고 쵸코파이 하나를 물어본다.  추위로

     쵸코파이가 딱딱하게 굳었네.  그래도 꿀맛이다....  10여분 숨을 돌리고 나니 다시 힘이 솓는것 같다.

 

  ㅇ 09:20  백운산장에서 국수 한그릇으로 추위를 녹이고...  

     아름다운 노적봉, 만장대, 백운대-원효릿지를 바라보며, 가파른 바위틈 눈길을 곡예하듯 조심조심 올라간다. 

     아이젠을 해도 겨울산행은 조심스럽다.  한방에 훅 갈수 있으니까... 정초부터 헬기 탈순 없는거지 ㅋㅋ

     위문을 올라치면서 갈등을 좀 해본다 백운대를 올라갈건지 바이패스할 건지..... 사실 좀 힘이들고 갈길이 멀다.

     일단 완주를 하고 싶은데 오늘 같은날 백운대 정상까지 갔다 오려면 왕복 40~50분은 족히 걸리겠지...

     비겁하지만 안전을 핑계로 지나치듯 위문을 넘어 백운산장으로 내달린다.  아침부터 참 많은 사람들이 북적된다.

     초등야구부원들이 때로 극기훈련 왔나보다... 부모들도 힘들겠다. 고맙게도 영업을 한단다. 국수한그릇 시키는데

     나도 모르게 "할머니,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하게 된다.... 게눈 감추듯 국수한사발 뚝닥하고 출발!

 

 

 

 ㅇ10:10  영봉 정상에서 인수봉, 오봉, 자운봉, 수락, 불암산을 바라본다

    백운산장을 나서는데 햇살이 따스하게 비춘다.  배가 부르면 추위도 없어지나... 아직은 컨디션이 괜챦은 것 같네

    인수산장 지나 하루재로 내리친다. 이제는 영봉으로 가볼까... 영봉이라, 10여년간 막혀 있던 구간 육모정에서

    올라치면 호젓하고 전망좋은 코스 정말 오랜만에 영봉에 올라본다.  눈앞에 다가올 듯 엄청난 위용의 인수봉!!

    참 잘 생겼다. 정면 발아래로 서울 시내가 한눈에 다들어 오네 저기 서쪽하늘에는 아스라히 관악산도 보인다..

    우리집이 꽤 멀구나. 그리고 왼쪽으로는 상장능선과 오봉능선이 이어지고 우이암에서 자운봉까지 도봉능선이

    뚜렸하다. 사패산은 도봉주봉에 가려 안보이고... 의정부쪽으로는 수락산줄기가 있고 상계동 너머로 불암산이

    선명하다

 

 

 

 

 

 

 

 ㅇ 11:15  우이동으로 내려와 메생이국으로 얼은 속을 녹인다.

    영봉에서 육모정 고개까지는 호젓한 산길이 이어진다.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오다 보면 용덕사도 만나게 된다.

    집사람은 포대기로 아이 싸안고 나는 베낭 짊어지고 영봉에서 용덕사로 내려오던 추억, 용덕사 바위 아래서 끌여먹던

    라면 맛이 기가 막혔는데... 젊을 때는 참 개념없고 무대책 아빠였나 보다.  허기사 지금도 철들려면 멀었지만...

    오크벨리를 지나면 비포장 차도가 나오고 이길은 우이동 그린파크 앞까지 이어진다. 뱃속에 걸신 들었나 보네

    산만타면 배가 빨리도 고파진다. 어차피 도봉산 넘어가면 해질녁이고 그전에 무언가 배를 채워야 하는데...

    갑자기 메생이국이 생갔난다. 겨울에 북한산 내려와서 가끔 들르던 집인데 다행히 영업을 한다...

    이집은 겨울철엔 메생이국 외에도 홍합탕, 과메기가 일품인 집인데... 일행이 있으면 막걸리 한사발에 과메기를

    맛나게 먹겠지만 오늘은 참는다. 가야할 길이 멀쟎아.... 12:00 쯤 다시 길을 나선다. 마눌 한테 전화 때리고...

 

 

 ㅇ 12:45  원통사, 겨울 산사의 호젓함도 잠시 뒤로하고....

     우이남능선으로 올라치면서 다시 아이젠을 찬다. 해가 나면서 눈길이 미끄럽네^^ 해돗이하고 내려오는 산객들과

     엇갈리면서 올라간다. 이시간에 산에 오르니 참 게으른 사람이라 생각하겠지. 해떨어지기 전에 사패산을 넘어야 한다.

     배도 두둑하겠다 속도를 내서 올려친다. 신비로운 우이암을 바라보고 올라가다 보니 원통사 일주문이 보인다.

     서울 근교 암자중 연주대,학림사 만큼 좋아하는 절인데 잠시 신발 벗고 명상이라도 하고 싶지만 오늘은 된바람으로

     지나친다. 부처님 지송합니다 ^^

 

 

 ㅇ 14:10  도봉산 정상 자운봉에서 포대능선으로

     우이암을 지나 오봉갈림길에서 바라본 능선들이 참 예쁘다. 동절기라 어진간한 암릉은 아예 처다보지도 않고 

     우회로를 탄다.  날 좋을 때 암릉릿지가 기가막힌 도봉산인데....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길을 오르다 보니 장단지에

     불이 나는 것 같네... 이정도에 지치면 안되는데... 다시 화이팅하고 올라치니 어느듯 자운봉이다. 예전엔 맨손으로

     만장봉에도 올랐었는데... 그땐 겁이 없었나 보다.  역시나 신선대에는 산꾼들이 많이 붙어 있다. 그래 그냥가자.

     Y자 계곡으로 들어서는데 프랭카드가 눈길을 잡는다. 주말에는 '일방통행'이란다. 그냥 무시하고 올라가는데

     국립공원이 새겨진 잠바입은 아저씨가 불러 세우네... 안된단다. 

     우씨,,, 사람들도 별로 없는데... 그래도 착하게 왼쪽 우회로로 내려선다.   사실 오늘 같으면 겁나거든 *^^*

 

 

 ㅇ 15:00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며 사패산을 바라본다

     우회로는 한 10분정도 더 소요된다. 길도 내려갔다 올라가야 하구... 그래도 가야지. 드디어 포대능선도 통과 민초샘

     지나 망월사 갈림길을 지나 송추계곡을 바라본다.  이외로 사패산으로 가는 산님들이 많네... 대개는 망월사나

     회룡사로 내려가는데.. 산행한지 9시간을 넘어선다. 이때쯤이 고비인것 같다. 산불감시초소까지 올려치면 사패산도

     눈앞이겠지 ^^

 

 

 

ㅇ 15:50  사패산 정상

    산불초소를 지나면서 갑자기 체력이 떨어진다. 날씨도 차가워 지고 북서풍이 매섭게 몰아치기 시작한다.  아고 일단

    사패산까정은 가보자.  범골로 내려가는 사패삼거리 도착.  사패산까지는 0.6km 밖에 안남았다는데 왜 이리도 멀게

    느껴질까... 다리가 천근만근이지만 가파른 길을 치고 오른다. 평상시면 10분거린데 15분이나 걸린걸 보니 산행 마칠

    때가 되었나.  사패산에서의 조망은 지금까지의 수고로움을 다 보상하고 남는다.  도봉능선, 수락산과 불암산,

    송추계곡 넘어 양주쪽 산군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ㅇ 16:50  범골굴다리 지나 의정부 시내로 

    다시 사패삼거리로 내려와 범골로 내려간다. 길도 미끄럽지만 무릎이 아파온다 속도를 못내겠네....

    그래도 기분은 좋다 신년 해돋이도 잘 했구,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까지 돌았으니까.... 범골능선을 따라 한참을 내려

    오다가 왼쪽 호암사로 내려선다. 호암사 부터는 시멘트 포장길이네... 아고 제일 힘든게 포장도로인데.... 터덜터덜

    걷다보니 어느듯 범골굴다리에 도착한다...  사패산을 뚫고가는 외곽고속도로가 뚫리기 전에 오고 처음 와보니 많이

    바뀌었다.... 의정부시가 신경쯤 쓰나보네 굴다리 안이 예쁘다.

 

 

 

 ㅇ 17:30  장암동에서 저녁으로 설렁탕 한그릇!!

    동막골 산행들머리가 어디쯤일까... 참 고민스럽다. 날은 어두어 지는데 목적지는 모르겠고 대충 감으로 길을 

    찾아간다. 회룡역을 지나고 호원동도 지나고 장암동쪽에서 동부간선도로쪽으로 올라가는데 어느듯 도시에 어둠이

    내려선다.  시방 머하자는 시스템인지.... 그냥 회룡역에서 전철을 타야 했는데... 이 추운 겨울밤에 또 어딜간단 말인가

    이 화상아 ^^   일단 마눌한테 전화를 때린다 밝고 자신있는 목소리로 "있쟎아 의정부 내려왔는데 컨디션 괜챦네..

    그냥 불암산까지 가야할까봐"  어찌 말리겠는가 이놈의 무데뽀! 조심하란다.... 일단 동막골로 가서 저녁을 먹자.

    어찌어찌 동부순환도로까지 왔는데 굴다리가 보이질 않네 ... 금강산도 식후경 갈비집에 가서 설렁탕 한그릇 뚝딱!!

 

 

 

 ㅇ18:30  동막골에서 야간산행 시작 

    18:15 식당을 나선다. 야간 산행채비를 하고서.... 식당주인에게 물었더니 의정부쪽으로 좀더 올라가면 굴다리가 

    나온다고 해서 올라가 보니 굴다리가 있긴 한데 산행기에 나오는 그 유명한 동막굴다린 아닌것 같다....

    하지만 어쪄랴 어디든 수락산으로 올라가면 되지... 도로 밑을 건너 반대쪽으로 넘어가니 수락산 시커먼 산줄기가 보인다.

    일단 등산로만 보이면 올라갈텐데... 등산로가 보이질 않아... 어쩔 수 없이 도로를 따라 서울쪽으로 다시 올라가 본다.

    미치겠네. 차들은 질주하고 이시간에 길도 못찾고 헤메는 구나... 한참을 캄캄한 국도를 따라 무작정 올라간다.

    다행히 저멀리 등산로가 보인다.  그렇군 내가 의정부 쪽으로 너무 내려왔나 보다 반가운 동막굴다리 ^^

 

 

 

ㅇ 19:43  도정봉 도착

    동막골 초소에서 도정봉까지는 거의 고속도로 같다... 수락산에 언제 이렇게 좋은 등산로가 생겼을까 ? 

    그러고 보니 최근 몇년동안은 참 바쁘게도 살아왔나 보다. 지난해는 참 감사할 따름이야. 백두대간부터 산은

    정말 원없이 탔으나까.... 새벽에는 달도 밝고 별도 총총 했는데 하늘이 흐리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눈에 덮인

    등산로가 뚜렸하다는 점.. 렌턴 없이 동물적 감각으로 산행을 한다. ㅎㅎㅎ 백두대간 탈 때가 생각나네...

    그때도 새벽에 혼자서 외롭게 길을 헤쳐가곤 했었지... 그래도 도시의 야경은 화려하다. 언제 저런 도시들이

    만들어 졌을까... 생각컨데 인간처럼 무서운 존재도 없는 듯... 의정부에서 한강이남까지 온통 불바다네....

    도정봉에는 태극기 만이 외롭게 휘날리고 있다..... 

 

 ㅇ 20:09  기차(홈통)바위 도착.. 어쩔수 없이 우회코스를 탄다

     도정봉을 지나면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이런 기분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칠흙같은 어둠을 뚫고

     화려한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MP3 불륨 키우고 카라나, 브아걸의 노래를 듣는게 어떤 기분인지.....

     아고 수락산 최고의 난코스 기차바위에 도착.  도저히 안되겠지?  날만 밝았어도 올라 갈텐데... 안전하게 우회^^

 

                (지난달 수락산 산행때 찍은 기차바위...낮이면 올라갈만 하겠지.... )

 

 ㅇ 20:34  수락산 정상 도착

     기차바위 우회길로 해서 주봉에 도착한다. 칼바람이 새차지만 잠시 땀을 식힌다. 게토레이하구 오렌지 쥬스가 얼어서

     거의 샤베트 수준이다.  기가 막히게 시원하다....

 

 ㅇ 22:00  덕릉고개 도착

     체력이 많이 떨어졌나 보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오늘밤도 사람 만나기 틀렸나 보다... 평소에는 인간이 싫어

     산으로 들어 가면서도 이렇게 완전 혼자가 되면 또 사람이 그립네... 새해 첫날이라 산꾼들이라면 새벽부터 산을 탓을 테니

     이시간에는 다들 하산하셨을 게고... 대책없는 중생만 호젓하게 산을 타는구나... 그래도 가야지 나 말고는 그 누구도 나대신

     산을 타줄리 없으니까... 철모바위, 치마바위 , 도솔봉을 넘어 덕릉고개까지 무사 안착 이제 불암산만 남았다 ^^

 

 ㅇ11:10  불암산 정상

    정말 체력이 바닥이다. 발바닥도 아프고 오르막에서는 정말 힘들다... 그래 천천히 가자. 아고 눈발이 점점 세차지네

    어쩔 수 없이 렌턴을 킨다. 시야 확보가 잘 안되니 산행이 더디게 진행된다.  어쨋든 한발 한발 내딛다 보면 언젠가는

    정상에 설 수 있겠지.  산타다 배운 진리... 힘이 들고 그래서 너무 힘들 때 일수록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

    정상은 끝까지 오르는 사람만의 몫이라는 걸....  그렇게 힘든 시간이 지나고 불암산 정상에 오른다....

    참 예쁘다 하얀 눈발 사이로 서울의 야경이 흐릿하게 퍼지는 불꽃이 되어 다가온다. 

 

 ㅇ 12:10  학도암 지나 청록약수터에 도착 산행을 마친다

    아무 생각없이 나무계단을 내려오다 보니 한순간 길을 잘 못 들고 말았다... 갑자기 길이 희미해지고 절벽이 나온다.

    이런 우라질 마지막에 알바라니 너무 힘들고 짜증이 난다.... 그래도 다시 올라가야지 산에서 제일 빠른 길은 오던 길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거니까... 아마도 한 10여분의 시간인가 본데 참 길게도 느껴진다. 다행히 길을 잘 잡고 내려

    오니 호암사 불빛이 보인다.  전화가 울린다 마눌인가 보다 아뿔사 미리 전화를 해줄걸.... 10시쯤 끝난다고 해서 많이

    걱정 했나 보다 미안 내 색씨...

 

ㅇ 오산 종주를 마치고....

     아무래도 동절기 산행이라 체력소모가 많았던 것 같다.  눈길이 미끄럽고 약간의 험로라도 안전을 위해 우회를 타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다.  막판 수락산 구간부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어둠이 깔리면서 추위와 야간산행으로 인한

     시야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날씨가 쾌청했다면 보름달 아래 좀더 낭만적인 산행을 할 수도 있었는데 눈발이 날리는

     악천후로 변해 아쉬움이 있었다.

     약간은 무모했지만 그래도 잘 해낸 것 같다. 집사람이 묻는다.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하느냐고....

     글쎄 왜 그랬을까?  아마도 내가 싫다면 천만금을 준다한 들 산에 오르겠는가?  내가 좋아서 산을 하는것 같다.

     산으로 들어가면 마음도 편안해 지니까.. ..한씩번 몰아치듯 산을 만나고 오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게 산행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셔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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