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손의 백두대간 종주기 제11차 (1) : 하늘재~대미산~황장산~벌재(2009.10.13)

2009. 12. 23. 01:38산행·트레킹/백두대간

 

 <제11차 백두대간 산행 >

   

    월요일부터 청풍명월에서 3/4분기 워크샵이 열려 냉큼 배낭을 챙겨 버스에 오른다.

    워크샵 첫날 열씸히 참여하고 다음말 새벽 산수택시를 불러 미륵리로 향한다.

    청풍호에서 가장 가까운 코스는 하늘재...


    이틀간의 코스 설계를 하면서 고민을 해 본다

    하늘재에서 벌재까지 갈건지 아님 중간에 잘라서 갈건지...

    지난주에도 3일간 대간을 뛰고난 뒤라 사실 몸상태가 썩 좋지 않았기에...

    결론적으로 좀 무리겠지만 첫째날 벌재, 그리고 둘째날 죽령까지 가서

    백복령까지 대간길을 이어 놓기로 결정한다.

    그렇지 않으면 짜투리 구간이 나오게 되니까...


    지금 생각해도 하늘재에서 벌재까지 구간은 정말로 난이도가 높은 구간이다 

    첫째날부터 무리를 하다보니 그 후유증으로 둘째날 죽령을 넘어갈 때 역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백두대간에서도 손에 꼽히는 아름다운 구간이라 이정도 고생은 할만한 구간이 아닐까 싶다

 

 ㅇ 일시 : 2009. 10.13~14 (2일간)

    - 1일차(10/13) : 하늘재~포암산~대미산~찻갓재~황장산~벌재  (29.3km, 14시간)

    - 2일차(10/14) : 벌재~문복대~저수령~솔봉~묘적령~도솔봉~죽령 (25.8km, 11시간 30분)


 

 ㅇ 코스개관

    - 하늘재에서 벌재까지는 업다운이 많고 험준해서 대단히 난코스라 할 수 있다

    - 거리도 만만챦고 초입부터 포함산이 버티고 있고, 중간에 대미산을 넘어야 하고

       후반부에서 험준한 황장산을 만나기 때문, 황장산에서 벌재까지도 6km이상이 남아 있어

       체력이 떨어지는 막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

    - 미륵리에서 하늘재까지는 걷기코스로도 추천할 만큼 아름다운 구간

    - 하늘재에서 포함산까지는 거리는 짧지만 초반부터 엄청난 경사를 극복해야 하는 코스

      반면에 주흘산과 문경의 산군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전망을 제공한다.

    - 포함산에서 부리기재까지는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으며 좌측으로는 월악산 영봉등 아름다운 산군을

       우측으로는 주흘산, 운달산 등 문경의 아름다운 산군을 바라다 볼 수 있다.

    - 부리기재에서 대미산까지 오르막길을 오르고 나면 차갓재까지 완만한 경사길을 기분 좋게 진행

    - 차갓재에서 다시 험준한 오르막 암릉길을 극복해야 황장산에 오를 수 있음

    - 황장산에서 폐백이재까지는 아름다운 암릉과 뷰 포인트들로 산행이 즐거워 지는 구간

    - 폐백이재를 지나 929봉에서 대간길은 우측 내리막길로 내려가야함, 알바 많이 하는 곳

    - 벌재까지는 심한 급경사 내리막 길,벌재 근처에서 벌재지킴터 우회를 위해 우측길로 하산

    - 둘째날 벌재~죽령코스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구간...

    - 하지만 벌재에서 문복대까지는 고도차가 커서 첫 출발부터 체력소모가 많은 구간

    - 개인적으로 묘적령에서 도솔봉 오를 때 체력적으로 힘이 많이 들었음

    - 도솔봉 지나서 죽령을 내려설 때 1288봉에서 대간길은 우측으로 휘어지는데 안개쏙에서

       사동 갈내골 쪽으로 내려가는 심각한 알바를 한 경험이 있음

    - 흰봉산 갈림길 부터 죽령까지는 급경사 내리막길이라 산행 막판 힘이 딸렸던 구간으로 기억됨

      

 

 < 1일차 : 2009.10.13 >

 

  1. 산행개요

     - 일시 : 2009.10.13   

     - 구간 : 미륵리사지~하늘재~포암산~대미산~찻갓재~황장산~벌재

     - 날씨 : 흐리고 비

     

  2. 산행거리 : 총 29.3km

     미륵리(3.2km)하늘재(1.2km)포함산(2.8km)마골치(3.6km)꼭두바위봉(3.8km)부리기재(1.4km)대미산(960m)

      문수봉갈림길(2.6km)986봉(2.7km)작은차갓재(1.6km)황장산(3.3km)폐백이재(2.1km)벌재

 

 

  3. 산행시간 : 총 14시간

  

       05:00 미륵리사지

       06:10 하늘재

       07:20 포함산

       08:30 마골치

       09:30 아침

       10:30 꼭두바위봉

       11:10 1034봉

       12:00 부리기재

       12:30 대미산

       13:00 문수봉갈림길

       14:00 986봉

       14:40 차갓재

       15:00 작은 차갓재

       16:30 황장산

       17:10 황장재

       17:45 폐백이재

       18:10 929봉

       19:00 벌재

        

  4. 산행 이야기

     

      진고개에서 한계령까지 3일간 산을 타고 일주일만에 다시 대간길에 나섰다

      전날 워크샵이 늦게까지 이어지면서 새벽에 일어나니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새벽 4시 쯤 일어나 동료들이 깰깨봐 조심조심을 방을 나온다

      미리 예약한 택시를 타고 청풍리조트에서 송계를 지나 미륵리로 이동한다. 

      

      택시가 매정하게 떠나고 나니 그야말로 천지가 어둠속에 쌓인다.

      이제는 익숙해질만도 하건만 혼자 덩그라니 놓여졌을 때의 고독감이란....

      혼지서 대간 타는 사람들이 느끼는 절대 고독감을 오늘 새벽에도 예외없이 느끼며 길을 나선다.

      고교한 새벽 기운을 타고 옛절터에서 미륵불을 친견할 때의 경건함도 잠시

      더운 기운을 내뿜으면서 바쁘게 새벽길을 나선다

      미륵리에서 하늘재까지는 그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옛길이 아닐까 싶다

     

     하늘재에 올라 잠시 숨을 돌린다. 일찍 서둘러 길을 나섰으니 조금은 여유를 부려도 되겠지...

     산꾼들 사이에 유명한 하늘재산장에서 주인없는 평상에 벌렁 누워도 보고 

     다들 외로워서 일까 산장 현관문에는 낙서들이 가득하다.

     나 역시 이곳에 흔적을 남긴다면 어떤 기억을 두고 가야할까?


     하늘재에서 벌재까지의 구간은 대간길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크게는 포함산, 대미산, 황장산이라는 걸출한 산봉우리를 지나게 되고

     사이사이 수많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려야 하기에...   

     대간을 타다보면 난이도나 아름다움에 따라 등급을 나눌 수 있는데 하늘재~벌재구간은

     그런 점에서 난이도가 높으면서도 아름다운 구간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생각보다 구간이 길고 체력소모가 많다는 점에서 산행 시간과 체력안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나역시 계획보다 시간이 지체되어 폐백이재에서 해가 떨어지는 바람에 

     어둠과 빗줄기라는 두가지 난관속에 마지막 지점에서 심각한 알바와 함께 

     두려움 속에 길을 찾아야 헤매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하늘재에서 포함산까지는 대단히 가파른 암릉구간을 올라가야 한다

     공단에서 위험한 구간에는 사다리등 안전장치를 해놔서 큰 무리는 없을 듯...

     포함산.... 이름만큼이나 대단한 조망을 주는 산포함산을 오르면서 계속 바라보게 되는 

     주흘산의 아름다운 자태가 지금도 뇌리에 남아 있다.


     아울러 월악산의 진면목을 속살까지 바라다 보며 산행을 한다는 건 또 하나의 축복이 아닐런지...

     멀리서 바라보는 영봉의 신비로운 자태를 바라보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대미산에서 조금 내려오면 눈물샘을 만나게 되는데 누가 지었는지 대단히 문학적 표현이 아닐까 싶다

     눈썹 아래 맑은 눈물이 흘러 나오는 곳....


     어떤 가을날 황장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산길에서 만나는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빛을 보면서 나그네는 무한한 감동을 느끼지 않나 싶다


     대간길에서 몸으로 체득하면서 느끼는 몇가지 교훈 

     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를....


     그리고 그날의 일기 상황에 따라 코스 난이도가 달라진다는 것

     안개나 비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날에는 자칫 방향을 잃고 알바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국립공원내 입산통제구역을 지날때는 그 위험이 훨씬 크다점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불행히도 나역시 이번 산행길에서 대박 경험을 하게 된다.

     비바람 몰아치는 밤에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그것도 표지기 하나 없는 구간을 혼자 헤쳐나간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으니까...


     폐백이재를 지나면서 날이 어두워 지고 렌턴을 키고 진행하지만 설상가상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전방 2~3미터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만다. 

     그러다 암릉하나(929봉이 아닐까?)를 오르고 나니 갑자기 길이 사라져 버리는 난감한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이곳에서 심각한 알바를 하고 기진맥진해서 두려움 속에 길을 찾아 헤매야 했던 아찔한 경험...


     스스로도 확신없이 가파른 내리막 길을 정신없이 내려오다가 공단 감시초소 앞에 섰을 때의 반가움

     그리고 벌재에 내려서면서 느꼈던 안도감...


     이런 기억들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백두대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다가온다.   


미륵리 주차장 입구


미륵리사지 미륵불


먼동이 트면서 저멀리 하늘재가 보인다...


하늘재 525m...바로앞 포함산은 961m 고도차가 장난 아님



공원지킴이에서 산방기간 중엔 철저히 진킨단다...


문경 방향... 하늘재까지 포장도로가 



하늘재 산장....(문을 닫았다)


수많은 대간꾼들이 지나갔을 터... 산장 대문에 나도 흔적을 남겨본다.





맞은편 주흘산 방향




2017년까지 마골치에서 대미산~차갓재~황장산~벌재까지 가서는 안된다고 하네


국공초소


새벽에 올라온 미륵리 가는 길


이제 출발해 볼까?


하늘재 샘물,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하늘재에서 포함산은 1.3km에 불과하지만 엄청 가파른 오름길....



해가 떠오르네....



박쥐봉인가?


주흘산 부봉


만수봉 너머 월악산 주봉인 영봉이...



초장부터 참으로 험한구간이군...


탄항산 너머 주흘산 부봉이


부봉 뒤로 조령산에서 신선암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포함산



만수봉과 월악산 산군들....


관음재


아름다운 대간길....


마골치... 출입금지 표지판 뒤로 대간길이 이어진다....



오우 잘생겼다 포함산 ^^


만수봉 쪽


명당자리에서 늦은 아침을....



정말 멋진 주흘산 주봉&영봉


대미산




너덜지대를 지나고


아름다운 월악산



지나온 길












백두대간 중간지점이라....






차갓재로 내려가는 길


차갓재... 대간의 중간지점

 백두대장군&지리여장군


입산금지 구간이라....


선답자들이 알바 방지를 위해ㅎㅎㅎ


작은 차갓재...표지목이 자빠져 버렸네....





 

대단한 구간...


만추...



황장산... 16:30 해가 넘어가는 시간







문경 방면...


어둠이 내리고 비가 쏟아지고.... 심각한 알바를 할뻔했던 929봉 부근


마침내 벌재... 어떻게 내려왔는지 모르겠다


벌재에서 '황장산쉼터'에서 차가 오기를 기다린다...


비에 이렇게 젖은 옷가지를 말렸다...